1. 당근마켓이 집중해야 할 초기 제품의 핵심 기능은 무엇인가요?
당근 마켓이 초기 제품 중 구축해야하는 기능 중 딱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야하다는 것이다.
나는 중고 거래를 꽤 많이 이용해왔다. 보통은 필요한 것이 있어서 구매하는 구매자의 입장에 있던 적이 대부분이다. 중고 거래를 할 때 나는 중고나라 카페를 많이 이용했었는데 이용할 때마다 사람 참 힘들게 했다.
중고 거래를 함에 있어 가장 괴로운 것이 ‘신뢰’가 없는 것이였다. 중고나라 카페를 이용하면서 한번도 직거래를 해본 적이 없다. 보통, 거리가 집에서 멀어서 택배 거래를 이용하였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판매자는 먼저 입금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구매자도 그에 맞춰 선입금을 해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구매자 입장에서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래와 같은 생각이다.
‘이 사람을 믿을 수 있을 까?’
그렇다. 구매자는 직거래를 하지 않는 이상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물건에 대한 대금을 먼저 지불해야만 한다. 이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는 지의 여부는 판매 이력을 확인하는 것 말고는 딱히 존재하지가 않는다. 이 판매 이력조차 조작을 하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그 물건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판매자의 판매 이력과 이 사람과 주고 받는 연락을 통하여 일방향적인 ‘신뢰’를 스스로 만들어내어 입금을 한다.
이때부터 구매자는 극도로 불안해지게 되어 판매자에게 일종의 집착 아닌 집착을 하게 된다. ‘판매자님 택배 언제 보내주시나요?’, ‘송장 번호는 왜 보내주시지 않나요?’, ‘물건이 조회가 안되는데 보내주신게 맞으시나요?’와 같은 문자를 보내기 시작한다.
나는 중고 거래를 할 때마다 택배를 뜯어보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는 병이 생겼다. 혹여라도 택배를 뜯었는데 내가 구매한 물품이 아니라 아래와 같은 물건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근 마켓이 초기 제품 중 집중해야 할 핵심 기능은 바로 이 ‘신뢰’을 어떻게 구축시킬 것 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온라인 상에서 이 ‘신뢰’를 쌓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상대방에 대한 정보도 없고 지나가다 얼굴 한번 본적이 없는 사람에게 ‘신뢰’를 쌓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 ‘신뢰’를 쌓게 할 수 있을 까?
얼굴을 보고 바로 거래를 할 수 있는 직거래가 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조건이 하나 더 붙는다.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일종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게 하는 요소가 필요하다. 그들이 같은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갖게 해줄 필요가 있다. 그들이 한 집단 내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순간 다른 어떤 요소보다도 ‘신뢰’라는 가치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초기 제품 중 당근 마켓이 집중해야할 기능으로는 아래와 같다.
(1) GPS 인증 기능
(2) 프로필 기능 (상대방이 대략적으로 어떠한 사람인지 가늠할 수 있는 용도)
2. 제품을 사용할 고객은 주로 어떤 사람들일까요? 대표 페르소나를 설정해주세요.
페르소나 1
페르소나 2
3. 어떻게하면 제품 없이 100명 이상의 동일한 페르소나(고객)에게 의견을 들을 수 있을까요?
공부를 하다가 느낀 사실 중 하나는 ‘개발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개발자에게 최대한 불필요한 일을 부탁하면 안되겠다' 라는 것이다(어차피 제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있어 주구창창 개발을 하게 될테니 말이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한 답 또한 ‘어떻게 하면 PM이 발로 뛰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초점을 맞추고 답을 생각해보려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랜딩 페이지 제작과 같이 개발적 요소가 들어가야 되는 부분은 배제해보고 생각해보려 하였다.
1)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에 보면 각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든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커뮤니티에는 각 자가 살고 있는 지역에 관한 모든 정보가 오가는 곳이며 중고 거래 역시 이루어 지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대학생들 역시 이러한 커뮤니티가 있다. 모든 대학생들이 모여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에브리타임’이라는 커뮤니티 역시 지역 커뮤니티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에 작성한 설문 조사를 배포함으로써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2) 박람회
내가 설정한 페르소나를 오프라인 현장에서 가장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닐 까 싶다.
30대의 주부의 경우, 특히 아이가 있는 경우라면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 오순도순 모여 키즈 페어에 방문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의 교육 트렌드는 어떠한지, 아이들 용품으로는 무엇이 있는 지, 더 나아가 박람회에 방문한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의미 있는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방문할 것이다.
아이들이 있는 주부들에게 있어 최대 관심사는 ‘아이들’일테니 이 점을 이용해 주부들이 가장 많이 올 법한 키즈 박람회에 가서 설문조사 또는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볼 수 있을 거 같다.
3) 동사무소
최근에 산책을 하다가 위와 같은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냥 사람들이 버린 가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가구를 버린 이유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을 것이다. 낡아서 버렸을 수도 있고 이사를 가는데 짐을 줄이기 위해 버렸을 수도 있고 더 이상 쓰지 않아서 버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물건은 함부로 버릴 수가 없다.
분리수거를 할 수 없거나 부피가 큰 물건의 경우 동사무소에 가서 흔히 ‘노란 딱지’라고 불리는 일종의 허가증 스티커를 발부 받아야 한다. 분명 이러한 목적을 갖고 오는 사람들 중에는 상태가 멀쩡하지만 상황 상 팔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버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목적을 갖고 동사무소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설문 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 심층 인터뷰까지 진행할 수도 있다.
4. 그들에게 물어볼 설문지 문항을 작성해주세요.
배경: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끼리만 할 수 있는 중고 거래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목적: ‘기존의 택배 거래를 통해 중고 거래를 해왔던 사람들이 동네 직거래를 이용할 지에 대해 알고 싶다.
가설
1. 중고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신뢰’가 없는 타지 사람들보다는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과 거래 하기를 선호할 것이다.
2. 중고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직접 물건을 보고 구매 결정을 내리길 원할 것이다.
3. 중고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물건을 팔고 싶어도 여러가지 제약 사항으로 인해 팔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5. 고객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프로토타입.v1 이 나왔습니다. 개발 전 어떤 방법으로 1,000명 이상에게 프로토타입을 검증받으시겠습니까?
프로토타입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기프티콘이나 상품권 등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방법은 재미가 없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 까라는 생각이 들어 ‘나’라면 어떻게 같은 돈을 쓰더라도 좀 더 다른 방법으로, 그와 동시에 원하는 목표를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보았다.
네트워크와 구전의 힘(feat. 스토리 팔기)
1000명 이상의 사람에게 검증을 받기 위한 방법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커뮤니티에 해당 시제품을 올려 사용자들의 반응을 지켜볼 수도 있고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사용자들을 모아 프로토타입에 대한 검증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근 마켓이 제공하는 가치를 검증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는 실제로 사용자들이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나는 제품을 50~100명의 사용자 손에 쥐어주고 사용자가 이용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최상의 스토리(시나리오)를 팔 것이다. 그럼 이 사람들은 내가 부탁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자기가 겪은 일에 대하여 이야기할 것이라 생각된다.
1) 먼저 연기자를 고용한다.
2) 판매자(사용자)가 판매 물품을 올리면 고용한 연기자를 투입한다.
최고의 스토리를 팔기 위해 2가지 사항을 꼭 시행해야 한다.
(1) 물건 대금은 꼭 현금으로 지급하기
직거래를 할 때 판매자(사용자)가 물건에 대한 대금을 현금으로 받는 것과 계좌 이체를 통해 받는 것 사이에는 미묘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한번 상상해보자.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현금은 내가 눈으로 보고, 만지고, 느낄 수가 있다. 하지만 계좌 이체를 통해 물건 대금을 받는 것은 현금으로 받는 것에 비해 판매자(사용자)가 느끼는 감정과 경험적 측면에서 떨어질 것이다.
(2) 해당 물건이 내가 간절히 원했고 필요한 물건이였다는 점을 어필하기
이 부분 때문에 나는 굳이 일반인을 고용하지 않고 연기를 전공하거나 배운 사람을 고용한 것이다. 단순히 중고 거래를 통해 일종의 부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경험을 넘어서 그 이상의 것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판매자(사용자)가 구매자와 무미건조하게 물건을 주고 받고 물건에 대한 대금을 지급받는 것 보다는 판매자가 판매한 물건이 정말 꼭 필요하고 간절히 원했던 사람에게 판매를 했다는 점은 판매자(사용자) 입장에서 느끼는 경험의 정도와 깊이가 다를 것이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행위 그 이상의 경험을 하게 만들 수 있다.
전자와 후자 모두 ‘거래’를 통한 ‘부수입’을 얻었다는 점에선 동일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봤을 때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극명히 드러나게 된다. 또한, 당근 마켓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수가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스토리는 내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마치 ‘미담’과 같이 퍼져 나가게 될 것이다.
각 이용자들의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하기 위해선 ‘입의 힘(구전)’이 필요하다. ‘구전’이 되게 하기 위해선 ‘스토리’가 필요하다.
7. 검증 결과는 어떤 지표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만약 내가 위의 제시한 방법이 효과가 있어 1000명 이상이 시제품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가정을 해보자.
이런 경우, 나는 검증 지표를 사용자들의 '재방문율'로 설정할 것이다.
재방문을 한다는 건, 이용자들이 이 제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 문제가 어떤 물건을 구매하기 위함 혹은 판매하기 위함일 수도 있으며, 그냥 심심해서 들어올 수도 있고, 우리 동네에 어떤 새로운 물건이 올라왔는지 보기 위해 들어올 수도 있으며, 내가 찜 해왔던 물건이 아직 안 팔렸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들어올 수도 있다.
정확히 어떤 요인으로 재방문을 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재방문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제품을 ‘고용’하고 있다고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거래 건수를 지표로 활용하지 않은 이유
너무 고려할 변수들이 많다. 단순히 이번 달에 거래가 활발히 일어났다고 하여 다음 달에도 거래가 활발히 일어날거라는 보장이 있는 건 아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지표로 삼기로 한 기간 동안 이루어진 거래의 건수가 우연하게 많았던 것일 수도 있으며, 해당 기간 이후에 거래 건수가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에 검증 지표로 삼기에는 어렵지 않을 까 싶다.
NPS를 지표로 활용하지 않은 이유
‘물건을 사고 팔고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이 된다면 문제 없는 거 아니겠어? 그럼 다른 사람에게도 잘 추천해주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고 거래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루어지게 된다. 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에 따라 사용자 경험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물건을 판매했지만 구매자가 일종의 ‘진상’ 구매자였다면 판매자는 해당 경험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그 부정적인 경험이 당근 마켓이라는 제품에게 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당근 마켓에는 다 이런 고객만 있나보네’와 같은 일종의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도 있게 되며, 이렇게 될 시에 NPS는 많은 오류를 담고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즉, 앞으로 어떤 기능을 더 추가하면 좋을 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에 있어 적합할지 몰라도 진짜 이 제품을 만들어도 승산이 있을 지의 여부를 알아보기에 NPS는 초기 제품의 검증 과정에서는 적절치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한 번은 심리학을 전공했던 친구와 ‘행복’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과연 행복이란 무엇일 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당시 친구에게 들었던 내용이 아주 인상 깊었다.
심리학 분야 중 ‘행복’에 관해 연구하는 ‘행복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있다고 한다. 그 당시 친구네 학교 강의 중에는 ‘행복의 기원’이라는 강의가 있었는데 이 ‘행복 심리학’에 대한 강의 였다고 한다. 이 학문 분야에서는 행복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사람은 언제 가장 행복할까?에 관한 내용이였고, 해당 내용에 대하여 한 학기동안 강의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행복을 정량화 하여 다양한 변수(돈, 명예, 사회적 위치, 등)과의 상관관계를 통해 수치화 시키려고 했다고 하더라. 예를 들어, 돈의 경우 연봉 8천만원까지는 행복 지수가 정비례해서 올라가지만 그 이후부터는 완만한 곡선의 형태로 올라가는 그래프를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 학기 동안 다양한 변수와 행복 지수와의 상관 관계에 대해 공부를 한 후, 해당 강의의 마지막 시간에 ‘그래서 사람은 언제 가장 행복하냐’는 물음에 대한 답으로 아래와 같은 사진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결국 사람은 사람이랑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우리가 느끼는 행복, 기쁨, 슬픔, 분노 모두 사람이랑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 들이다’라는 이야기와 함께 강의를 마쳤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너무 인상깊었던 이야기였기 때문에 친구에게 이런 양질의 정보를 주어 너무 고맙고 꼭 너도 이런 의미 있는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한 기억이 있다(참고로, 현재 이 친구는 자본주의 최고를 외치면 심리학을 버리고 변호사가 되었다).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당근 마켓이 궁극적으로 제안하는 가치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 거래’는 단순히 보여지는 표면상의 것이고,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사람)와 사용자(사람) 사이를 연결해주고 그 관계 속에서 사용자들이 '행복'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당근 마켓이 지향하고 있는 최종 목적지가 아닐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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